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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의 순기능은 기존 상황에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시스템의 폭을 넓히고 감흥을 주며 더 풍부한 사고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것이 예술의 순기능이며 작업을 하는 이유이다. 순기능이란 긍정적인 기능을 말하는 것이며 예술이나 시스템의 그릇된 오류가 가져온 폐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더불어 본인이 작업 행위에서 느꼈던 생각, 의미, 의도, 과정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것을 전시의 목적으로 두기 때문에 단순히 정제된 결과물을 발표하는 것이 아닌, 과정 중에 일어난 여러 가지 변수들과 그에 따른 파생물을 날것의 상태로 노출시킨다.

본인은 특정 그룹에 맞춰진 시스템이 타 계층을 기만하는 상황에 주목하고 있으며, 예술의 순기능을 드러내기 위해 원초적인 근력을 사용한다. 사회의 기만적 시스템이 인간 이성의 결과로 구축된 폐단이라 여김으로, 이성적 인간 위치가 아닌 원초적 동물의 위치에서 이러한 불편한 상황을 고발하려는 것이다. 

불편하고 의문점이 생기는 것들의 예를 들어 보면, 기능의 향상이 없는 상태로 외관만 변형해 소비자 앞에 소개되는 제품들처럼 기업의 이윤만을 추구하는 사회 경제 시스템, 행정 정책에 의해 오히려 훼손되는 정치 행정 시스템, 믿음으로 진리를 강요하는 종교 시스템이다. 예를 든 시스템을 외부 상황이라 정의하고 질문을 한다. 

The proper function of making art is to broaden the systems or the ideas that people have in pre-existing situations, give inspiration, and enrich their minds. This is the proper function of art and the reason for making art. Proper function is a positive function that does not refer to the negative effects derived from art or errors of a system.

In addition, since it is the purpose of an exhibition to convey to others the thoughts, meanings, intentions, and processes that I felt during the making of my work, I am not simply presenting the refined results, but expose the multiple variables and their derivatives in the raw.

I pay attention to situations where a system tailored to a particular group is deceiving other class and use primitive strengths to reveal the proper function of art. Since the deceptive system of the society is thought to be a negative effect resulted from human reason, I am accusing of such an uncomfortable situation in the position of a primitive animal, not in a rational human position.

Examples of uncomfortable and questionable situations are: 1) the socioeconomic system which seeks only the profit of the enterprise through the products being introduced to the consumers just by changing the appearance and no improvement in the function, 2) the political-administrative system which is, on the contrary, undermined by the administrative policy, and 3) the religion system that forces truth by faith. With the above example systems defined as “external situations”, I question.

the work on the use of physical strength as an act of lost labor that represents resistant spirit

 

저항정신을 담은 도로<徒勞>(헛되이 수고함)의 행위로 신체적 근력 사용을 작업

원형의 소멸과 재발견

시각예술에서의 장르란 크게는 평면과 입체로 나뉜다. 그러나 작가들은 항상 범위를 깨는 도전과 기계문명의 이기를 이용하여 자신만의 범위로 확장하려 한다. 최진연 작가 또한 조형, 평면, 디지털, 비디오 등 다양한 매체와 아이디어를 통해 현대미술이 정한 영역과 장르를 다채로운 스펙트럼으로 시각예술을 조명하는 젊은 작가이다. 그는 사물의 재해석이라는 사물 변형을 작업 기반으로 사물의 근본원리를 재해석하고 소외된 형태에 대하여 자유로운 형태를 추구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자동차를 소재로 본격적인 작품세계를 펼치고 있는 최진연 작가는 첫 번째 프로젝트였던 ELEMENT;2004에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자동차를 찌그러트리는 작업을 해온 바 있다. 이 작업은 프랭크 스텔라(Frank Stella)의 조형작품에서 자주 언급되는 ‘입체추상’과 비교 될 수도 있지만 개념적인 면에서 다르게 접근해 볼 필요가 있다. 프랭크 스텔라 ‘아마벨(Amabel) _ 꽃이 피는 구조물’이라는 작품이 부품들을 모두 뭉개서 하나의 커다란 추상조각을 만들어 내어 ‘원형’에서 ‘꽃’이라는 또 다른 원형을 만들어 냈다면 최진연은 자동차라는 원형의 ‘소멸’ 그 자체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점은 기성품이 본래 가지고 있는 기호성을 소멸시키고 작가에 의해 예술로써 재생산 시킨 마르쉘 뒤샹(Marcel Duchamp)의 ‘샘(Fontaine)’이라는 작품에 더 근접하다고 볼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이번 전시인 ELEMENT;2010서는 자동차의 원형을 소멸시키는 1차적 형식을 확장해 자동차의 모든 몸체를 해체하는 2차적 방법론을 작업세계에 반영하여 ‘원형의 소멸과 재발견’이라는 다각적인 형식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자동차의 상품성을 결단하는 원형을 완성해주는 본체의 구획을 모두 해체하고 기능성에 해당하는 내부구조 역시 각 기능별로 모두 해체하여 74개의 개체로 각각 병렬하였다. 그리고 이것들은 ‘순수’ 혹은 ‘무(無)’로 대변되는 백색도료(白色塗料)를 입혀 원형 이전의 순수한 원형질로 되돌려 놓음으로써 각각의 개체를 생산전의 상태 즉 태초의 상태로 돌려놨다. 또한 작가는 이 상태에서 개체들에게 마치 조립식 장난감인 프라모델(Plastic model)의 모형구축 전 조건처럼 해체된 개체들에게 작가만의 상품코드를 입혀 새로운 기호로 재생산시키고 자율성을 부여하여 태초의 상태로 돌려놓고 있다. 여기에 개체별 상품코드를 입혀 작가만의 새로운 기호를 부여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소외되었던 개체들마저도 비로소 자동차라는 구성요소로써의 지위 이상의 시각예술로써의 자태를 갖추게 되는 것이다.

 

현대인은 상품 생산사회에 만연한 허위와 가상의 물신구조 속에 과도하게 매몰되어 왔으며, 이러한 구조 속에서 기성품은 가치가 되고 가치는 현대인의 척도를 가르는 기호가 되었다. 최진연 작가의 ELEMENT;2010는 이런 측면에서 다분히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의 기호사회학 개념의 시각예술로써 그 범위를 확보하고 있다. 과거의 전통적인 물건들은 그것이 실용적인 목적으로 이용되건, 상징적인 목적으로 이용되건 그 자체로서 존재를 인정받으며 그것들의 자연적 특성에 의해 규정됐다. 하지만 이제 진화된 물건 즉 기성품들은 그것들이 속한 사회 문화적 맥락에 의해 부여된 의미를 갖고 기능하는 기호가 된다. 현대에 이르러 최고의 기성품으로 자리매김한 ‘자동차’는 이러한 특성을 가장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기호이다. 그런데 최진연은 이 자동차를 여지없이 분해함으로써 자동차로써 가지는 ‘사회적 상징(status symbol)'라는 대명제적 기호를 상실시켰다.

왜냐하면 최진연의 ‘ELEMENT’, 요소 혹은 필요조건이라는 뜻으로 통용되고 있는 프로젝트 제목이 말해주듯이 이러한 상징과 기호의 해체를 통해 관람자의 기성품에 대한 인식변환을 도모하고자 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해체된 자동차는 그 출처와 기성품을 사기위해 결정하는 근거로 작용되는 그 어떤 ‘요소와 필요조건’을 제거하여 기호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 오히려 원형질 그대로 흡수시켰다. 이것은 자동차라는 기성품에 대한 비판적 자세로써 소비문명의 반문명적 불합리성에 대한 지적이라기보다는 그것을 구성하는 요소들의 필요조건들에-자동차의 소외된 개체들- 대한 작가의 순기능적 메시지를 시각예술로 승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ELEMENT;2010는 완전한 하나의 형태로 존재했을 때 가졌던 자동차라는 원형, 그리고 이 기성품에 부여된 기호성과 그것이 해체되어 병렬된 원형질이 가치를 가지는 개체로 보여 졌을 때 관람자의 인식 충돌에 따른 변환된 인지의 세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작가는 관람자에게 기성품을 기호로써 역할을 뛰어 넘어 새로운 예술로 나열된 시각 속에서 또 다른 사물에 대한 호기심을 통해 예술의 새로운 창작물로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을 유도하고 있다.

                                                                                                                                                                                                                                                    text - Curator : 박소민                                                                 

 

The annihilation and rediscovery of the original form

 

Genre in visual art is largely divided into plane and three-dimensional. However, artists always try to extend to their own range by exploiting the challenge of breaking the boundaries and the convenience of machine civilization. Jin-youn Choi is also a young artist who illuminates visual arts with a wide spectrum of genres and areas defined by contemporary art through various media and ideas such as form, plane, digital, and video. He is reinterpreting the fundamental principles of things through works based on transformation of objects as reinterpretation of objects and pursuing free forms for the alienated forms.

Choi, who has a full-scale work using automobiles, worked on the first project, ELEMENT; 2004 where he crushed the automobile beyond recognition. This work may be compared to the ‘three-dimensional abstract’ which is often mentioned in Frank Stella’s formative work, but it needs to be approached differently in a conceptual way. If Frank Stella’s ‘Amabel (Flowering Structure)’ involved crushing all the parts to make a big abstract piece to create another form as ‘flower’ from ‘an original form’, Choi shows the ‘extinction’ of the form itself as an automobile. This is closer to Marcel Duchamp’s “Fontaine”, a work that destroyed the original quality of a ready-made object and was reproduced as art by the artist.

As mentioned above, this exhibition, ELEMENT; 2010, expands the primary form of destroying the original form of an automobile and reflects the secondary methodology of dismantling all the body of the automobile to materialize the work in a multi-faceted form of ‘the annihilation and rediscovery of the original form’. The main body compartment that completes the prototype that determines the merchantability of the automobile was dismantled, the internal structure corresponding to the function was also disassembled according to each function, and 74 individual objects were arranged side by side. And they were painted white, which represents ‘pure’ or ‘nothing’, to return them to the pure protoplasm of the original form, thus returning each object to its pre-production state. In this state, Choi also applies his unique product code to the disassembled objects, just like the pre-model condition of the prefabricated toy plastic model, to reproduce them as new symbols and give autonomy to them to turn them back to their beginning state. By putting a product code for each individual and giving the artist’s new symbol, even the alienated entities have not merely a status as an automobile component but a status in visual art as well.

Modern people have been buried excessively in the false and imaginary fetish structure that is prevalent in the product production society. In this structure, the ready-made product becomes the value and the value becomes the symbol which separates the scale of modern people. In this aspect, Jean Baudrillard’s scope is secured as the visual art of the symbolic sociology concept in Choi’s ELEMENT; 2010. The traditional objects of the past have been defined by their natural characteristics, whether they are used for practical purposes or for symbolic purposes, and are recognized as themselves. Now, however, the evolved objects, that is to say ready-made products, become symbols that function with the meaning given by the socio-cultural context to which they belong. ‘Automobile’, which has become the best ready-made product in modern times, is the symbol that shows these characteristics most implicitly. However, Choi dismantled the automobile so much that he made it lose the dignified symbol of ‘status symbol’. This is because as the title of the project, ‘ELEMENT’, which is commonly referred to as element or necessary condition, shows, Choi intends to change the perception of the audience on the ready-made products through the disassembly of these symbols and signs. In other words, to the audience, a disassembled automobile is absorbed as the protoplasm rather than looked at as a sign by removing the “element and necessary condition” that act as the source and the basis for determining the purchase of ready-made products. It should be understood that this is not an indication of the semi-civilized irrationality of the consumer civilization as a critical attitude toward the automobile as a ready-made product, but rather a subtle visual message of the artist as to the requirements of the constituent elements which are the alienated objects of an automobile.

ELEMENT; 2010 focuses on the original form of an automobile when it existed as a one complete form, the preference given to this ready-made product, and the changed perception caused by the collision of recognition of the audience when they see the disjointed protoplasm as an entity with value. Choi leads the public to gaze at a ready-made product as a new creation of art through a new artistic viewpoint with another kind of curiosity, that is beyond the product’s role of p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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